무회전 슛이란?
무회전 슛은 축구에서 공이 회전 없이 직선으로 날아가는 슛을 의미합니다. 공이 회전하지 않기 때문에, 공이 공기 중을 통과하면서 불규칙하게 흔들리거나 급격히 방향을 바꾸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데요, 이 때문에 골키퍼는 무회전 슛의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워합니다.
무회전 슛은 정확하게 컨트롤하기 어렵지만, 잘 성공하면 매우 효과적인 공격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무회전 슛을 처음 보게되면 감탄을 연발하며 어떻게 저렇게 공이 날아갈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갖게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멋진 슛에 ‘과학’이 숨어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무회전슛의 원리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합니다. 그리 어렵지 않으니 함께 읽어보시죠.
1. 기압에 따른 무회전 슛의 공기 이동원리
먼저 무회전슛의 원리를 알기에 앞서 기압에 따른 공기의 이동원리를 먼저 알아보겠습니다. 공기는 기압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한다는 사실은 모두 잘 아실겁니다. 주사기의 피스톤을 밀 때를 생각해 보면 쉽게 알 수 있는데 피스톤을 밀면 주사기 안의 부피는 감소하지만, 기체 분자의 수는 그대로죠.
그래서 공기의 압력, 즉 주사기 안의 기압이 주사기 밖보다 상대적으로 높아지게 됩니다. 따라서 공기는 고기압인 주사기 안에서 저기압인 주사기 밖으로 이동하는 것입니다. 재밌는 것은 바로 이러한 기압에 따라 공기가 이동한다는 기본적인 원리가 스포츠에서도 적용된다는 것인데요.
축구공에 강력한 회전을 걸어 곡선의 궤적으로 날아가는 회전 킥의 비밀이 바로 기압에 따른 공기 이동인 것이죠. 정확히 말하면 공이 회전하면서 휘는 현상을 ‘마그누스 효과’라고 부릅니다.
1852년 독일의 물리학자이자 화학자인 하인리히 구스타프 마그누스(1802~1870)는 날아가는 포탄의 궤도가 휘는 현상을 연구했는데요. 공기 속에서 회전하는 물체에 힘이 작용하여 이동 궤도가 휘어지는 현상을 발견해 마그누스 효과라고 이름을 지었다고 합니다.
마그누스 효과를 알기 위해 좀더 중요한 이론인 ‘베르누이의 정리’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베르누이의 정리는 공기의 흐름이 넓은 곳에서 좁은 곳으로 이동하면 속력이 증가하고 압력이 감소하지만, 반대로 좁은 곳에서 넓은 곳으로 이동하면 속력이 감소하고 압력이 증가한다는 내용입니다.
즉, 공기의 속력과 압력은 서로 반비례하죠. 좋은 예가 바로 버스 안에서 창문을 살짝 열었을 때, 바람이 빠르게 들어오는 것과 같습니다. 바람이 바깥의 넓은 공간에서 좁은 창문 통로를 지나면서 압력 차이가 생기고, 속력이 증가하게 되는 것이죠.
2. 축구에 적용해보는 공기의 이동원리
① 회전슛의 원리 - 마그누스 효과
그러면 이제 축구에 적용해보겠습니다. 오른발 안쪽으로 공을 감아서 차면, 공을 위에서 보았을 때 시계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며 날아갑니다. 공이 앞쪽으로 날아가고 있을 때, 공은 바람의 저항을 받아 공기의 흐름을 거스르게 됩니다. 그러면 공의 오른쪽은 공기의 흐름이 느려지겠죠.
그러면 오른쪽은 베르누이의 정리에 의해 공기의 압력이 상대적으로 증가하고, 반면에 공기 흐름의 방향과 회전 방향이 같은 공의 왼쪽의 공기의 흐름은 오른쪽에 비해 빨라지고 기압은 상대적으로 감소하게 됩니다. 결국 기압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하는 공기의 특성 상, 축구공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향하는 힘을 받게 되고, 이동 궤도가 포물선을 그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축구공의 회전수가 많을수록 마그누스 효과는 커져서 골키퍼들은 이를 막기가 힘들어지는데요. 회전이 많을수록 축구공 양쪽의 기압 차가 커지므로 이동 궤도를 휘게 하는 힘도 세지게 됩니다. 세계적인 축구선수들은 1초당 10번이나 회전하는 강한 킥을 구사함으로써 공이 처음 진행 방향에서 많이 휘도록 합니다.
이런 킥을 하는 선수들 또한 킥할 때 체중을 싣고자 몸을 과도하게 기울이고,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왼팔을 심하게 흔들게 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② 무회전슛 - 카르만 효과
보통 공의 한가운데에서 약간 밑부분을 정확하게 차 회전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 킥을 ‘무회전 킥’이라고 부릅니다. 공에 회전이 일어나지 않으므로 무회전 킥은 마그누스 효과는 거의 적용되지 않습니다.
회전하지 않고 강하게 날아가는 무회전 킥에서는 마주 오던 공기가 공의 뒤로 흐르면서, 공기가 축구공의 위와 아래로 갈리면서 뒤편으로 공의 뒷면에 다양한 공기의 소용돌이가 생기게 되는데요. 이 소용돌이를 카르만 소용돌이 또는 카르만 효과라고 부는 것입니다.
위와 아래 중 어느 쪽의 소용돌이가 더 강한지에 따라 공기의 흐름이 바뀌어 공이 위아래로 요동치기 때문에, 아름다운 곡선을 그리는 회전 킥과는 다르게 무회전 킥은 불규칙한 궤적을 보이게 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무회전 킥은 소용돌이 발생 현상에 따라 움직임이 달라지기 때문에 그날 온도와 습도 등에도 영향을 받게 된다고 합니다. 어떻게 움직일지는 공을 차는 선수 자신도 정확히 알 수 없는데 회전 킥과 무회전 킥은 적용되는 효과는 다르지만, 기압에 따른 공기의 이동 때문에 공의 움직임이 변한다는 원리는 같은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무회전슛의 원리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요. 그저 신기하게 날아가는 공의 모습만 보았지 실제 과학의 원리가 숨어있다는 것이 참 신기합니다. 공을 차는 선수들도 어느 방향으로 휘게 될지 모를 만큼 불규칙적이라 경기에 박진감을 더 하는 무회전슛은 숨어있는 과학법칙으로 좀더 흥미로운 요소가 아닐 수 없습니다.
축구를 통해 무회전슛의 스릴넘치는 장면도 즐기고 과학원리도 알아가는 일석이조의 인기요인이라 생각되네요. 그럼 다음에도 다양한 축구정보와 함께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